Doable Sedation: 할 수 있는 정주진정마취 > 칼럼

치과를 찾는 환자들의 발길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통증과 불안’입니다. 이러한 환자들의 요구에 가장 적합한 접근은 진정 마취라 생각되고, 실제로도 진정 마취에 대한 요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직접적인 관련 통계는 아직 없으나, 미국에서는 연간 25만건의 치과 진정마취가 시행되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하면 2.5배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의료 접근성이 높은 한국에서도 치과 진정 마취를 찾는 수요는 많이 증가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정 마취에 대한 요구는 비단 환자뿐 아니라, 술자(치과의사)에게도 있습니다. 접근이 어려운 구치부나, 개구제한이 있는 환자, 수술시간이 긴 환자, 국소마취에 심한 불안감을 가진 환자 등 환자와 술자 모두의 인내심이 필요한 경우에 진정마취는 훌륭한 무기 일 것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진정 마취의 여러 방법 중 성인에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정주 진정마취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 환자와 의사의 진정마취에 대한 요구

많은 임상가들이 진정 마취를 시작하기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임플란트 업체나, 재료 업체에서 자세하게 챙겨주는 것도 아니고, 세미나 한 번 들은 것과 실전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엄두가 안 나실 수 있습니다. 이 연재의 제목을 ‘Doable sedation: 할 수 있는 진정마취’로 정한 이유는 어렵지 않고, 안전한 정주 진정마취를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완벽하게는 힘들더라도, 관심을 갖고 준비하실 만한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준비의 시작은 구매입니다.” 구매가 추진력의 연료가 되었기 때문에 이 문장이 필자의 인생 모토이기도 합니다. 진정마취에 필요한 장비는 치과의 다른 고가 장비에 비하면 비싼 편도 아니고, 진정마취가 아니라 하더라도 혹시 발생할 응급상황에 대비해 구비되어 있으면 좋을 법한 것들입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환자 감시장치 모니터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니터는 성능도,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필자가 추천하는 장비는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호기말 이산화탄소(EtCO2)가 측정되는 장치를 권장합니다. EtCO2 감시는 환자의 호흡을 측정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기 때문에 치과 진정마취에서는 꼭 필요한 장치이고, 대한치과마취과, 미국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한 많은 정주 진정 가이드라인에서 EtCO2 감시를 필수적으로 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EtCO2 모듈이 포함되는 시스템은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호흡을 관찰하는 다른 여러 방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다음 연재에서 자세히 다뤄보려 합니다). 개원가에서 사용할 모니터에게 부가적으로 필요한 기능은 이동성입니다. 진정 마취 시술 이후에는 회복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이동성도 필요합니다. 그 외에 마취 기록을 위한 저장장치, 여러 곳에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 센터 시스템 등 여러 부가 기능이 있습니다. 모니터 다음으로 구매할 것은 응급 도구입니다. 응

급 상황은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진정 마취에서 자만은 금물이고, 대비는 충분해야 합니다. 치과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의 대부분은 기도 폐쇄, 호흡곤란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기도관리 응급도구인 구인두기도기(oropharyngeal airway), 앰부백, 아이겔(i-gel) 등은 꼭 진정마취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구비해 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머지 필요한 물품은 대부분 정주 진정을 위한 수액 관련한 물품들입니다. 그 외에 향정신성 약물을 보관하는 금고 또는 시건 장치, 환자 안전과 만약을 위한 진정 치료실 cctv 등도 고려 해보시기 바랍니다. 

▲ 진정마취에 필요한 진료도구들

하드웨어적인 준비가 다 되었다면, 진정 약제에 대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다음 연재에서 다루겠지만, 진정 약제의 종류는 많지만, 저희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제한적이고, 장단점도 명확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진정마취 대상 환자군의 연령대와 시술 종류에 따라서 약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약제마다 반응속도, 회복시간, 마취심도, 호흡억제 등의 부작용이 천차만별이라서 충분히 숙지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약제에 대한 공부와 더불어 행정적인 등록을 진행합니다. 진정 약제는 대부분 국내법상 향정신성 의약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마약류통합관리 시스템(Narcotics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NIMS, nims.or.kr)에 등록해야 합니다. 2018년도부터 마약류 취급 보고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의료인을 포함한 취급자, 수출입업자, 제조업자 등은 모두 온라인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보고는 간편화 되었으나, 회원 가입 후 승인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약품을 구매하시기 전에 먼저 가입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NIMS 보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구입보고 와 투약보고 입니다. 구입보고는 약품 구매처로부터 구매를 수령한 당일에 보고해야 합니다. 구매처에서 이미 판매보고를 한 상태여서 구입보고는 업체명을 해당란에 입력하면 쉽게 보고완료 할 수 있습니다. 투약보고는 투약 당일 환자명을 포함한 환자정보 및 병원, 처방의를 입력하고, 사용한 약품 종류 및 수량을 정확하게 입력합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입고된 약품의 재고 수량, 사용한 약품의 박스 번호를 확인하여 보고 장부상의 수량과 실제 수량이 같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 외 폐기 및 투약취소 보고 등도 NIMS 안내에 필요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는 편이라서 보고 따라하시면 됩니다. 

▲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자 

진정 마취는 술자 혼자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직원 교육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수술전 후 환자 동선, 환자 감시 모니터 읽는 방법, 수술 중 진정 마취 기록지 작성,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 등도 미리미리 학습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특히 응급상황 발생 시 역할을 미리 배분하여 여러 번 반복 연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응급 상황을 파악하는 역할, 기도 개방을 담당하는 역할, 응급 도구를 가지러 가는 역할, 119 등의 응급구조 시스템을 활성화 하는 역할 등을 미리 정해 놓아야 만에 있을 상황에 대비가 되고, 그러한 대비들은 직원들에게 자신감이 될 것입니다. 더 전문적으로는 대한심폐소생협회

에서 제공하는 기본심폐소생술(Basic Life Support, BLS)이나, 대한치과마취과학회에서 주관하는 치과전문소생술(Dental Advanced Life Support, DALS)을 수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입니다. 

지금까지 Doable sedation: 할 수 있는 정주진정마취의 도입 및 준비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연재는 진정 마취 약제, 환자 감시, 응급관리, 실제 환자 준비과정에서 필요한 세부적인 것들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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